신 속(迅 速)

전 안성군수 조성헌

신 속(迅 速)

전 안성군수 조성헌

 

 겨울이 조용히 지나가는 것은 그들의 뜨거움 때문이고,

봄이 오는 것은 그들의 꿈이 저 마다의 꿈 꽃이 되어 하나하나 피어나기 위함 때문이라는 시 구절처럼, 나는 오랜 소망이었던 수원 광교 명품 신도시아파트로 이사를 하였다이사 당일, 에어컨 설치에서부터 케이블TV, 인터넷, 전화, 도시가스등 생활 필수 서비스들의 설치 작업들이 단숨에 완료되었다. 뿐만 아니라 내가 원하는 대로 가구를 배치하여 주고, 액자를 걸 위치에 못까지 박은 후 청소까지 깨끗이 해주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San Francisco)에서 오래 살다온 큰사위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였더니, 미국에서는 이사 첫날 안방 침대에 누워 TV를 시청하고, 이메일을 체크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란 것이다. 이사직후 며칠간은 집안 정리가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그 기간 동안 호텔 신세를 지는 경우가 많다고 하였다.

 우리의 대화는 주문 다음날 바로 도착하는 택배(宅配)등 일상생활 속에서 느끼는 한국 사회의 빠른 스피드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 졌다. 전에 내가 경기도청에 계장으로 근무할 때 퇴근시간 무렵에 지시가 떨어지면 밤을 새워 보고서를 작성하여 다음날 사아가 출근한 즉시 결제를 받아야만 하였던 일이 추억으로 떠오른다.

 도리켜 보면 그때 우리는 속도권에 익숙하였던 것 같다. 그것이 사회 전체 보편화 되었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너무나 일상적인 보급들이 그리고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것이 누구에게는 경이로운 경험이자, 감동이 된다는 사실이다. 그러자 한국 교육의 기질과 생활불화들이 우리가 가진 가장 큰 경쟁력이 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한계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과거 한국 특유의 빨리 빨리는 우리가 고쳐야 할 문화로 간주될 적도 있었다. 각종 매스컴에서 캠페인을 펼친 적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이제는 한국인의 특징이자, 우리가 가진 가장 큰 경쟁력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한국의 대표 산업인 전자, 자동차등이 짧은 시간 내에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 역시 빠른 속도로 선두 그룹을 따라 잡는 전략을 잘 수행했기 때문이다. 물론 그 배경에는 속도전에 익숙한 우리의 문화가 있었다. 하지만 속도전이 이제는 더 이상 최선의 전략이 아니다.

 한국의 주력 산업들은 이미 세계 정상급으로 올라섰고 벤치마킹(bench marking)의 대상 역시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세계 1위로서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되기 위해서는 상상력을 갖고 더 멀리 보면서 새 시장 개척자의 역할을 하여야 한다.

 과거 수백 년에 한번 있을 수 있는 변화가 지금은 수십 년 또는 더 짧은 기간에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변화로 인해 우리나의 기업들도 위기를 극복하고 대처하는 역량을 갖추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빨리 따라가는 것이 아닌 빠르게 앞서 나가는 것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문제가 된다.

 남의 공식을 따라 푸는 것이 아니라, 우리만의 성공 방정식을 만들어 내야하고, 그 과정에서 많은 실패가 따르기 때문이다. 실패가 용인되는 문화가 더 커져야 한다. 그리고 창의성이 뛰어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으로 무장한 젊은 마인드(Mind)의 조직이 필요해질 것이다. 그리고 우리 고유의 기질과 문화에 대해서 자부심을 가지고 경쟁력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따져 보면 선진국들과의 치열한 글로벌(Global) 경쟁 속에서 우리가 가진 무기가 사소한 것 같지만 강력한 경쟁력이 너무나 많다. 선공후사(先公後私), 살신성인(殺身成仁)등 우리 생활 속에 뿌리 내리고 있는 유교적 가치가 그렇고, 한국인 교유의 신바람 문화가 그렇다. 특히 빨리 빨리문화를 한국인 고유의 신바람 문화와 결합시킬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공자(孔子)님 말씀이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고 하였다. 타의에 이끌려 빠르게 달려가면 오래가지 못한다. 과속을 일삼는 자동차는 연비가 나빠지고 고장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하지만 자신이 원해서 신바람이 나서 하는 일은 과속을 해도 탈이 나지 않는다. 오히려 시너지가 생긴다. 치열한 글로벌 경쟁 속에서 그 누구도 따라 올 수 없는 우리만이 가진 무기가 될 수 있다.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것들에 대해 좀 더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필요가 있다. 우리가 하루 만에 이사를 끝내고, 24시간 쇼핑(Shopping)을 할 수 있는 것은, 누군가의 노력과 희생이 따르기 때문이다. 우리가 받는 서비스는 당연한 것일 수 있지만, 그들의 노력과 희생은 당연한 것이 아니다.


지역

더보기
도의회 염종현 의장
염종현 경기도의회 의장이 26일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대한민국시도의장협의회 ‘전국 공항소음 대책 특별위원회’ 3차 정기회에 참석해 공항소음 피해지역과 주민들에 대한 현실적인 지원 필요성을 강조하며, 특위 활동을 격려했다.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산하 ‘전국 공항소음 대책 특별위원회’는 전국 공항소음 문제에 대한 공동 대응을 위해 지난해 6월 구성된 전국 광역의회 단위 위원회로, 이날 도의회를 찾아 3차 정기회를 열고 ‘공항소음 방지 및 소음대책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 건의안 등을 논의했다. 염종현 의장은 이 자리에서 “제가 살고 있는 부천시도 공항소음으로 인한 피해가 큰 지역이다. 과거에는 극심한 소음 탓에 인근 지역 주민들이 집단으로 이주하는 안타까운 사례를 목도한 바 있다”며 “공항소음과 관련 규제로 인한 피해는 표면적으로 알려진 것보다 심각하지만 여전히 이에 대한 조사와 데이터는 불충분하고, 현재의 법률과 지원 대책 또한 현실적인 피해를 보상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회는 국회대로, 정부는 정부대로, 또 우리 광역의회는 광역의회대로 각자의 경로에서 최적의 대책을 찾고, 현실에 불부합한 규정들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며 “‘공


포토뉴스&카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