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조성헌

놀이문화

조성헌

전 안성군수

 

 최근에 베스트셀러(best seller)를 통해 소개된 놀이문화에 대한 이야기가 회자(膾炙)되고 있다. 여기서 놀이는 직업이 없이 단순히 논다는 의미가 아니다. 앞만 보고 달려온 세대, 짜여진 업무 가운데서 휴식이 사치라고 생각하던 세대에게, 논다는 것은 꽤 낯설고, 어울리지 않는 말일 수 있을 것이다.

 더구나 국제통화기금(I.M.F) 이후 직장에서 삼팔선(38세에 조기 퇴직), 사오정(45세에 정년), 오륙도(56세까지 일하면 도둑)라는 신조어(新造語)가 생길 정도로 각박한 사회에서는 놀이문화는 부유층의 전유물로 볼 수 있다.

 20, 30, 40대에게는 이러한 현상들이 50, 60대가 산업화시기에 고용과 성장이 동시에 진행되는 시대의 혜택을 누리며 살아왔다면, 20~40대에게는 정보화, 지구화 시대를 맞아 성장과 고용이 비례해서 커지지 않는 사회의 고통을 공유하기 때문에, 정치적 분노로 표출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부유하고, 유능한 부모 밑에서 탄탄(坦坦)하게 뻗어 나가는 것처럼 보이는 동료와 자신을 비교하면서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또한, 서울이 아닌 지방에서 태어나, 기회를 못 잡은 것이라고 원망한다.

 이러한 사회의 불공정성에 대하여 극도로 증오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에게 있어 놀이는 에너지(energy)를 재충전하고, 새로운 아이디어(idea)를 개발하게 하며, 부드러운 교류를 가능케 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우리는 놀이방법에 대하여 좀 더 다각적으로 생각하여 볼 필요가 있다. 현재 우리나라 고속도로 휴게소는 화장실, 식당, 주유소 기능이 대부분이다. 기존 고속도로 휴게소의 우수한 입지와 접근성을 활용해 좀 더 다양하고, 매력적인 놀이문화를 활용할 수 있다.

 휴게소 주변 여건에 따라 산책로, 수변공원(水邊公園), 수목원, 전망대, 삼림욕장 등 휴식기능을 조성할 수 있다. 또한, 놀이공원, 박물관, 식물원, 운동시설 등 레저(leisure)기능과 호텔, 캠핑장, 통나무집 야영장 등 숙박시설을 추가하여 고속도로 이용객의 다양한 수요에 부응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놀이문화를 통해 현대인들이 쉴 수 있다는 의미에서 놀이는 형태상으로는 놀이일 수 있지만, 의미상으로는 쉼이라고 표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우리는 앞으로 전진하여야 한다! 가난에서 벗어나야 한다! 는 강박관념(强迫觀念) 때문에 어쩌면 쉼을 잊고 살아왔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보니 놀이방식도 일천(日淺)하다.

 아마도 술이 우리나라 대부분 50~60대 중년층의 놀이문화일 것이다. 그러나 정보와 아이디어가 상품이 되는 현대사회에 있어서 이제 놀이와 휴식은 더 이상 사치가 아니다. 다양한 놀이문화를 즐기면서 교류하고, 놀이와 휴식을 가짐으로써 몸과 마음의 여유를 찾을 때, 보다 더 창의적이고, 발전적인 에너지를 얻게 될 수 있다.

 과거 노동운동의 역사는 노동시간의 단축에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우리나라도 이제는 5인 이하 사업장에까지 일주일의 40시간 근로시간이 보장되고 있다. 그러나 노동시간이 줄어든다고 해서 그만큼 경제가 위축되거나, 개인적 생활이 궁핍(窮乏)해진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오히려 놀이를 통하여 개개인의 개성을 찾을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보다 창의적인 생활을 가능하게 해주기를 기대할 것이다.

 어떤 대상에 집중하는 것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지나치게 성과지향주의에만 매달리면 성공 후 우울증이라고 부르는 탈진증후군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탈진증후군 환자는 특정한 목표와 대상에 몰입하느라 자신에게 스트레스(stress)가 얼마나 쌓이는지, 어떻게 해소해야 하는지를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나는 지난 석가탄신일이 낀 사흘 연휴기간을 이용하여 딸의 가족과 함께 중부내륙고속도로를 통하여 충추(忠州)에 있는 남한강의 탄금대(彈琴坮)에서 놀고, 앙성탄산온천장에서 휴식을 취하고 왔다.

 문학심리학자인 김정운 교수가 쓴 노는 만큼 성공한다책에서 놀이의 특징을 다섯 가지로 요약하고 있다. 첫째, 놀이는 사물을 새로운 의미로 해석하게 한다. 예를 들어 빗자루는 말()이 되기도 하고, 비행기도 되고, 총과 칼이 되듯이 전혀 새로운 차원의 상징적 세계로 창의력을 발휘하게 한다. 둘째, 놀이는 내적동기(intrinsie, motivation)에서 출발한다. 외적보상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의 만족을 위해 행동한다는 것이다. 셋째, 놀이는 목표를 이루는 것보다 과정을 즐긴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놀이에서 사람은 더욱 유연하게 사고 할 수 있으며,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넷째, 놀이는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 아무리 재미있는 놀이도 억지로 시켜서 하면 절대 놀이가 아니다. 일터에서 사람들이 재미있게 일하도록하려면, 직장에서 선택의 폭을 가능한 많이 넓혀주고, 스스로 선택할 기회를 많이 제공하여야한다. ·퇴근시간부터 선택 기회를 가능한 사람들에게 많이 제공하면 사람들은 마치 자신의 내적동기에 의해 행동하듯 재미를 느끼게 된다. 다섯째, 놀이의 특징은 즐거움이다. 미끄럼틀타기와 같은 놀이의 경우, 처음에는 약간의 두려움이 동반되기는 하나, 이 두려움을 극복하는 과정 자체가 즐거움이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아이는 계속해서 미끄럼틀을 타게 된다.

 ‘논다는 말은 그저 일한다의 반대말이 아니다. 더불어 살아가며 나누고, 배려한다는 의미를 함께 지니고 있다. 우리에게는 행복해질 권리가 있다. 놀이는 그런 세상을 만드는데 도움이 된다고 이제는 믿게 됐다. 대량 생산을 위해 노동시간을 늘려야 했던 시대가 이제는 기발한 아이디어와 사회적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시대로 바뀌었다. 자본과 지식의 축적이 최고의 가치였던 시대는 이제는 공유이 원리가 지배하는 사회로 변화하였다.

 이러한 격변의 시대에 바쁜 걸음을 잠시 멈추고 짧게나마 놀이문화에 대하여 한번쯤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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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회 염종현 의장
염종현 경기도의회 의장이 26일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대한민국시도의장협의회 ‘전국 공항소음 대책 특별위원회’ 3차 정기회에 참석해 공항소음 피해지역과 주민들에 대한 현실적인 지원 필요성을 강조하며, 특위 활동을 격려했다.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산하 ‘전국 공항소음 대책 특별위원회’는 전국 공항소음 문제에 대한 공동 대응을 위해 지난해 6월 구성된 전국 광역의회 단위 위원회로, 이날 도의회를 찾아 3차 정기회를 열고 ‘공항소음 방지 및 소음대책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 건의안 등을 논의했다. 염종현 의장은 이 자리에서 “제가 살고 있는 부천시도 공항소음으로 인한 피해가 큰 지역이다. 과거에는 극심한 소음 탓에 인근 지역 주민들이 집단으로 이주하는 안타까운 사례를 목도한 바 있다”며 “공항소음과 관련 규제로 인한 피해는 표면적으로 알려진 것보다 심각하지만 여전히 이에 대한 조사와 데이터는 불충분하고, 현재의 법률과 지원 대책 또한 현실적인 피해를 보상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회는 국회대로, 정부는 정부대로, 또 우리 광역의회는 광역의회대로 각자의 경로에서 최적의 대책을 찾고, 현실에 불부합한 규정들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며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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