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언서판
김 승 환
4-H운동인
신언서판(身言書判) 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사람을 평가하는데 쓰이는 4가지 기준이다. 신(身)은 우리의 몸에 관한 것인데 모름지기 사람은 남녀노유 할 것 없이 모두 단정한 옷차림을 해야 할 것이다. 헝클어진 머리 스타일 남루한 옷차림은 곤란하다. 우선 사람대접도 제대로 못 받고, 남에게 불쾌감을 주기 때문이다. 연령에 따라 성별에 따라 혹은 사회적 지위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는 하겠지만 이렇게 보아서 그 사람이 단정한지 단정하지 못한지 알 수가 있는 것이다.
나이 많은 사람이 젊게 보이려고 혼란한 색깔의 옷을 입는다거나, 머리스타일을 눈에 거슬리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또한 젊다고 해서 아무 색깔의 옷이나 노출이 심한 옷은 삼가야 한다. 아무리 유행의 첨단을 걷는 시대라고는 하지만, 젊은 여성들이 핫팬츠를 입고 넓적다리인지 허벅다리인지 드러내고, 거리를 활보하는 것은 우리네 나잇살이나 먹은 사람에 입장에서는 망측하다. 각선미를 자랑하고 싶은 생각도 있을법하다. 박정희 대통령시대라면 이는 어림도 없다. 우리나라에서 미니스커트를 제일 먼저 입었다는 한 여가수는 그 당시로는 대담한 행동이었다. 유행이 모두 다 나쁜 것은 아니지만. 21세기 개방화, 국제화 시대이기는 하지만, 특히 여성들은 신체구조의 특성상 심한 노출은 삼가야 한다. 사람은 견물생심이 아닌가? 노출이 심한 옷은 풍기문란을 수반하게 마련이다.
다음 두 번째는 우리의 언어행동이다. 말이 고으냐, 비단이 고으냐 말 한마디로 천 냥 빚도 갚고, 오는 말이 고와야 가는 말도 곱다. 말 한마디로 들어오는 것도 나가게 하고, 들어가게도 한단다. 말 한마디로 그 사람의 됨됨이도 알 수가 있는 것이다. 사람이 말이 많은 것도 삼가야한다. 침묵은 金이라는 경구도 있다.
다음 서(書) 즉 학문이다. 옛날에는 나라에서 문맹퇴치운동도 한 때 벌였던 때가 있었다. 무식하면 이를 눈뜬장님이라고 일컫었다. 지금은 전국각지에 중고등학교는 물론 대학교 까지 설립되어 있어 교육을 받을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비록 대학을 나왔어도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제 아무리 교육을 많이 받았어도 이를 활용하지 않으면 일상생활에서 무용지물이다. 연장을 쓰지 않고, 내버려두면 녹이 쓰는 것처럼 지식도 그러한 것이다.
마지막 네 번째가 判이다. 즉 판단력이다. 올바른 판단력의 결여로 정신적으로 또는 물질적으로 받는 손해는 막대할 것이다. 한 가정에서는 그 가정의 가장(家長)이 매사에 올바른 판단력이 있어야 한 가정을 잘 이끌어 나갈 수 있으며, 단체나 관공서의 기관장이 올바른 판단력이 있어야 잘 유지관리 될 것이다. 특히 한 나라의 대통령이 판단력의 결여로 나라를 흥하게도 하고, 망하게도 할 수 있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사람의 판단력 결여로 하루아침에 도산이 되고, 근로자들이 거리로 내몰리는 것도 대표자의 판단결여로 생겨난 일이다.
신언서판은 대기업의 신입사원 채용 때 또는 미혼남녀들의 결혼에도 해당 될 것이다. 신언서판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