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Silver)세대

전 안성군수 조성헌

실버(Silver)세대

  

전 안성군수 조성헌

 은퇴(retire), (re), 타이어(tire), 즉 타이어를 갈아 끼우고, 새로운 인생과 꿈을 향해 달려가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

 경제적 준비뿐만 아니라, 취미, 여가, 가족, 건강, 사회활동 등으로 구성된 행복계획도 새로 짜야 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은퇴 후 변환된 모습 중의 하나가 소식(小食)이다. 전에는 끼니를 거르지 않고, 매일 세끼씩 배부르게 먹었다. 그러나 이제는 아침은 집에서 간단히 하고, 점심은 각종 모임에 참석하거나 등산을 한 후 고급스럽게 먹고, 저녁은 과일로 끝낸다.

 하루 한 끼만 집에서 먹는 것은 집안 사정 때문도 있지만, 활동량이 적은 노년의 건강을 생각하여 선택한 일이다.

 요즘 노부부 사이에서 가장 환영받지 못하는 남자가 삼식이(三食夷)이다. 아침, 점심, 저녁을 집에만 있으면서 아내에게 밥을 차려 달라는 남편이 가장 미운 존재이다. 자손들은 모두 외지에서 따로 살고 있고, 아내가 있어도 같이 늙어가는 나이에 건강도 좋지 못하면 매일 따뜻한 밥을 하는 것도 큰 고역이다.

 최근 영국 노화 연구진은 쥐의 음식물 섭취량을 40% 줄였더니, 수명(壽命)20~30%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쥐의 20~30% 늘어난 수명은 인간으로 치면 20년에 해당한다.

 적게 먹는 것이 건강에 좋은 것이 현대의학도 분명하게 증명하고 있는데 그 강력한 증거가 바로 시르투인(Sirtuin)’ 유전자다.

 장수유전자라 불리는 시르투인유전자는 수명뿐만 아니라 노화와 병()을 동시에 막아주는 기능에도 관여하고 있다. 이 유전자는 공복상태에 있을 때 50조 개에 달하는 인간의 세포 속에 있는 유전자를 모두 스캔(Scan, 자세히조사)하여 손상되거나, 병든 유전자를 회복시켜준다.

 이제는 먹는 양()이 아니라, ()을 중요시하여야 한다. 먹는 양이 적더라도 모든 영양소가 균형 있게 포함된 완전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위스콘신(wisconsin)대학 국립영장류연구센터의 연구결과 수명에는 소식(小食), 유전(遺傳), 환경(環境), 꾸준한 운동(運動) 등이 작용한다고 하였다.

 수원시립 영통 종합사회복지관 4층에 있는 식당에는 12시가 되면 배식대(配食坮)에는 노인들의 긴 줄이 서진다. 2,500원 하는 식사에는 밥과 국 그리고 생선이나 고기반찬에 김치로 식단이 매일 바뀐다. 부부가 함께 가서 식사하는 분도 더러 있다. 하지만 아침도 거른 채 점심을 잔뜩 먹고 말없이 뒤에 있는 청명산을 바라보며 우두커니 앉아 있다가 집으로 가는 분도 있다.

 무언가를 할 의욕이나 능력도 없다. 무료(無料)라고 해도 어느 모임에나 돈이 들기 마련이고, 노후생활을 준비하지 못한 경우 자식들에게 손 벌리기도 어렵다. 그러나 대부분 노인들은 나름대로 즐거움을 맛보고 있다. 복지관에서 10년이 넘다보니 매일 만나는 사람 사이에도 우정이나 애정이 싹터서 고정적으로 만남을 하는 축도 있고, 또 여행이나 공동생활을 통해 새로운 커플(Couple)이 탄생하기도 한다.

 그곳도 사람 사는 곳이어서 서로 갈등이 있어 시기나 질투, 싸움과 변덕도 있게 마련이어서 늘 화제가 만발하다. 출신대학까지 밝히고 교제를 시작했는데 서로 원하는 바가 맞지 않아 절교하여 원수가 되기도 하고, 스포츠댄스 짝꿍으로 만나 연습을 하다가 염문을 뿌려 많은 사람의 입에 오르기도 한다. 애틋한 마음에 같이 있고 싶은데 자식 눈치 보느라 집에서도 밖에서도 쉴 곳이 없어 모텔이나 여관을 전전하기도 한단다.

 그래도 복지관에라도 나올 수 있는 노인들은 괜찮은 편이다. 동네 노인정에 가는 분들은 더 사정이 어려워 무료로 해주는 밥 먹고, 하루 종일 화투나 말씨름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저녁에 돌아간다. 어떤 분은 집에도 안가고 노인정에서 자기도 한단다.

 지난 10월 수원에서 노인 두 분이 투신자살을 했다. 임대주택에 혼자 살던 할머니는 생활고로, 다른 아파트 단지의 65세된 할아버지는 이웃과 내왕도 없이 독거노인으로 살다가 갔다고 추측할 따름이다.

 사람들은 아무런 충격도 받지 않은 듯 별반 궁금해 하지도 않았다. 돌아가신 할머니는 초상집이 하도 쓸쓸하여 뉘 집 개가 죽어도 그렇지 않을 텐데…….” 하시며 이웃들이 혀를 끌끌 차곤 했더랬다. 사람이 옆집개가 죽은 것만도 못한 요즘 현실에 새삼 노인들의 현주소를 돌아보게 된다.

 “노년에는 스스로 싸우고, 권리를 지키며, 누구든 의지하려 하지 않고, 마지막 숨을 거두기까지 스스로를 통제하려 할 때만 존중받을 것이다고대 로마의 정치가, 사상가 키케로(Cicero)의 말은 시대를 넘어선 진리일 것이다.

 또한 서양에서는 공통적으로 죽기 전까지는 눈을 감지 말라는 격언이 퍼질 정도로 노인들은 가능할 때까지 독립적으로 경제, 생상활동을 강조하여 왔다. 그리고 미리 자식들에게 재산과 권력을 나눠준 노년의 비참함에 공감대를 집약해 극화(劇化)한 것이 셰익스피어(Shakespeare)의 리어왕(The King Lear) 이었다.

 1219일 치러진 18대 대통령선거의 유권자를 보면 50대가 7659,802명으로 전체 유권자의 18,9%를 차지했고, 60대 이상은 8389,307명으로 20.7%이다. 40대 이상 유권자는 1,6049,109명으로 전체 유권자의 39.6%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2002년 대통령 선거 때보다 579만 명이 늘어난 것이다. 이는 50,60대가 이번 선거에서 20,30대 못지않게 중요한 정치세력화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와 같이 유명무실(有名無實)한 노인단체가 아니라, 보다 강력한 힘을 발휘 할 수 있도록 조직을 재정비 하여야 한다. 그래서 선거에 캐스팅 보우트(casting vote)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쉰(50)에서 예순아홉(69) 까지는 알차게 결실을 맺은 연배라고 해서 실년(實年) 이라고 부른다. 일흔(70)이 넘으면 성숙했다는 뜻으로 숙년(熟年) 이라고 한다.

 실버세대도 이제는 스스로 주체성을 갖고, 늙지 않고는 얻을 수 없는 경험과 학식, 지혜를 바탕으로 올바른 노인복지 정책을 펴도록 후견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여튼 기쁜 마음으로 나이를 먹고, 품위 있게 늙어 가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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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회 염종현 의장
염종현 경기도의회 의장이 26일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대한민국시도의장협의회 ‘전국 공항소음 대책 특별위원회’ 3차 정기회에 참석해 공항소음 피해지역과 주민들에 대한 현실적인 지원 필요성을 강조하며, 특위 활동을 격려했다.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산하 ‘전국 공항소음 대책 특별위원회’는 전국 공항소음 문제에 대한 공동 대응을 위해 지난해 6월 구성된 전국 광역의회 단위 위원회로, 이날 도의회를 찾아 3차 정기회를 열고 ‘공항소음 방지 및 소음대책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 건의안 등을 논의했다. 염종현 의장은 이 자리에서 “제가 살고 있는 부천시도 공항소음으로 인한 피해가 큰 지역이다. 과거에는 극심한 소음 탓에 인근 지역 주민들이 집단으로 이주하는 안타까운 사례를 목도한 바 있다”며 “공항소음과 관련 규제로 인한 피해는 표면적으로 알려진 것보다 심각하지만 여전히 이에 대한 조사와 데이터는 불충분하고, 현재의 법률과 지원 대책 또한 현실적인 피해를 보상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회는 국회대로, 정부는 정부대로, 또 우리 광역의회는 광역의회대로 각자의 경로에서 최적의 대책을 찾고, 현실에 불부합한 규정들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며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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