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교황 프란치스코에게 거는 기대! 안상정 중세 이탈리아 굽비오 마을에 몸집이 아주 크고 사나운 늑대가 출몰해 큰 피해를 끼칩니다. 어느 날 이 마을에 들른 성 프란치스코는 주위의 만류를 물리치고 스스로 들판에 나가 이빨을 드러내고 달려드는 늑대와 마주칩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성인이 십자 성호를 긋자 늑대는 갑자기 온순한 양처럼 얌전히 다가와 웅크리고 앉습니다. “늑대 형제여! 내가 마을 사람들을 시켜 먹을 것을 대줄테니 너도 더 이상 사람과 가축을 해치지 마라.” 그 후 마을 사람들과 늑대는 평화롭게 공존합니다. 몇 년 뒤에 늑대가 수명을 다해 죽지만 마을 사람들은 성인이 가르친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는 법을 잊지 않습니다. 성 프란치스코는 부유한 상인의 아들로 태어나 어릴 적 철부지 시절을 보냅니다. 그런데 유명한 기사가 되겠다는 야망을 품고 내전에 참가하면서 180도 다른 사람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전쟁의 참상을 목격하고 인간의 존엄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고향에 돌아온 그는 곧장 상속권을 포기하고 외딴 곳 버려진 성당을 고쳐 터전으로 삼아 금욕 수도생활을 시작합니다. 아울러 거지들을 포옹하고 나병환자들을 간호하는 등 헐벗고 굶주린 가난한 이웃에 대한 사랑을 실천합니다. 그는 평생 부와 권력을 철저히 배제한 청빈한 삶으로 일관합니다. 그와 제자들은 돈과 명예가 되는 직책을 일체 맡지 않고, 노동으로 그것이 여의치 않으면 탁발을 통해 소박한 의식을 해결합니다. 정치가나 통치자들에게는 ‘하느님께 깨어있는 인간질서를 바로 세우라’고 당당하게 요구합니다. 그는 교회사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성인이기에 ‘제2의 그리스도’라는 별칭이 어색하지 않습니다. 새로이 선출된 교황이 ‘프란치스코 1세’라고 자신을 명명해 화제입니다. 새 교황이 성 프란치스코처럼 청빈한 삶으로 일관한 분이기에 진정성이 느껴집니다. 그 고귀한 지위에도 버스를 타고 요리를 직접 한다니 참으로 ‘서민 교황’이라 불릴 만한 지도자가 아닐 수 없습니다. 종교를 떠나 새 교황에게 거는 기대가 큽니다. 성 프란치스코가 그랬듯이 지구촌 모든 사람들에게 상생하고 통합하는 법을 가르치면 좋겠습니다. 성 프란치스코가 지은 ‘평화의 기도’ 구절대로 세상을 바르게 이끌어주면 좋겠습니다.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다툼이 있는 곳에 용서를, 분열이 있는 곳에 일치를, 의혹이 있는 곳에 믿음을, 오류가 있는 곳에 진리를, 절망이 있는 곳에 광명을,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심어주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