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향교 향음주례

 육백여년 전통의 양성향교(경기도 안성시 소재, 전교 유병만)918일 오후 3시 향음주례(鄕飮酒禮)를 시연했다.

 향음주례는 마을의 선비·유생들이 향교·서원 등에 모여 학덕과 연륜이 높은 이를 주빈(主賓)으로 모시고 술을 마시며 잔치를 하는 향촌의례(鄕村儀禮)의 하나이다.

 이는 어진 이와 어른을 공경하고 덕유자(德有者)를 높이며 예법과 사양의 풍속을 일으키자는 것에 뜻을 두는데 이날 향음주례는 양성향교 유생들과 지역의 주민, 기관장, 양성중학교 교장선생님을 비롯한 학교 전교생들이 참석한 가운데 양성향교 명륜당에서 개최됐다.

 우리나라에서 언제부터 향음주례를 실시했는지 분명하지 않으나 고려 인조 14(1136)에 과거제도를 정비하면서 여러 주()의 공사(貢士)를 중앙으로 보낼 때 향음주례를 행하도록 규정한 일이 있다. 향음주례는 특히 고려 말부터 조선 초에 이르기까지 크게 보급되었다. 조선 초기에 정도전이 지은 조선경국전(朝鮮經國典)에는 정표(旌表;어진 행실을 세상에 드러내어 널리 알림)가 절의(節義;절개와 의리)를 장려하는 것이라면 향음주는 예손(禮遜;예절과 겸손)을 가르치는 것이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집현전에서 1474(성종 5)에 편찬한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에서도 향음주례를 찾아 볼 수 있다.

 이후 향음주례는 주인과 손님 사이에 절도 있게 술잔을 헌수(獻酬)해 연장자를 존중하고 유덕자를 높이며 예법과 사양의 풍속을 일으키도록 했다. 뿐만 아니라 주연이 끝나면 사정(司正)이 나아가 빈()과 주인 및 서민까지 한자리에 앉은 가운데 독약(讀約)하는 의식을 하도록 하였다. 이와 같이 향음주례는 단순한 잔치가 아니라 도덕적 교화의 의미가 담겨 있다. 향음주례의 연회가 끝나면 대표자 한 사람이 나와 효도·우애·화합·친목 등의 덕목을 낭독했고 참석자들은 모두 생활 속에서 그 덕목들을 함께 실천해가자고 서약을 했다고 한다.

 이번 향음주례 행사는 근대 기호지방 처음으로 시행하는 것으로 양성향교 장의들과 유도회 회원 및 명륜교육원이 중심이 돼 치르며, 가야금병창 및 경기민요 공연도 곁들인다. 또 양성향교 명륜교육원 유학교수 김정기 박사가 향음주례의 유래 및 의미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했다.

 유병만 전교는 오늘날의 음주(飮酒) 문화는 예절은 찾아 볼 수도 없을 정도로 무질서 하게 변해버렸다양성향교에서 사라져가는 우리의 전통문화를 되살리고 우리의 선조들이 육례(六禮)에 포함할 정도로 중요시했던 향음주례를 재현함으로서 우리와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음주예의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이번 행사를 개최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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