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이 선택한 안성시 도시공사설립 부결 됐다’

황윤희 시의원 “정치적 논리로 조례안 21건 부결 또는 보류”

 이번 제206회 임시회를 거치면서 의원의 역할이 무엇인지 돌아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대의제 민주주의에서 선출직 공직자란, 민의를 대변하는 도구로서 시민의 의견을 모아 정책에 담아내고, 시민의 뜻을 실현해내는 것이 선출직 공직자들이 해야 할 일의 처음이자, 끝, 전부일 것입니다.

 우리 시의원들은 안성시민들로부터 채용된 기간제 근로자이며, 오직 안성시민의 명령을 따라야 할 심부름꾼일 뿐입니다. 저부터 돌아앉아 생각합니다. 과연 그 역할에 충실했나, 이번 조례와 추경심사 결과에 대해 시민들은 어떤 의견이실까, 우리 모두 한 번쯤 돌아보길 감히 권유 드립니다.

 대표적으로 안성시 도시공사 설립과 공영마을버스 운영을 위한 조례안이 부결됐습니다. 이 두 가지 사업은 지난 6.1지방선거에서 시민들로부터 선택받은 정책으로 여기에 어떠한 이견은 있을 수 없습니다.

 여론조사에서 72.8%의 시민이 도시공사 설립을 찬성했고, 공영마을버스의 경우 대중교통의 공공성을 강화해, 시민의 편익을 증진시키려던 노선들이 담겨 있었습니다.

 안성시는 시민들이 선택하신 정책을 실현시킬 의무가 있습니다. 안성시의회 또한 이러한 정책들이 좀 더 효과적으로, 좀 더 투명하게 달성되도록 감시할 의무가 있을 것입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그런 이유로 시의회에 주어진 권한이, 정책의 실현 자체를 좌절시키는 데 있지는 않다는 얘기입니다.

 그동안 안성시의회에서 조례안이 부결되는 경우는 한 두건이었다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회기에만 유독, 부결과 보류가 마땅한 문제적 조례가 21건씩이나 올라왔을 리 없다 생각합니다. 그러하니 이번 임시회의 결과가 시민의 뜻을 받들기에 앞서, 정치적 논리를 우선했던 까닭은 아닌지 돌아보자는 것입니다.

 아울러 무언가 부정과 비리가 있을 것 같다는 막연한 추측과 의심으로 조례와 예산을 부결시키고 삭감하는 일은 절대 삼가 주십사 읍소 드립니다.

 세계 10위의 경제대국 대한민국은 그냥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대한민국 공직사회의 시스템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뜻입니다. 구조화되고 법률로 강제된 시스템은 대한민국 공직사회의 투명성을 높였습니다. 근거가 없는, 불필요한 의심과 오해로, 원래의 사업이 가진 본연의 가치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 불행은 없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안성시 공무원 여러분들께도 부탁드립니다. 시민들께서 희망하고 선택한 정책들이 사장되거나 시행이 늦춰지는 일이 없도록 좀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주십시오. 더 열심히 시민의 의견을 모으고, 시의원님들께 정책의 내용을 알리는 일에도 좀 더 면밀한 노력을, 각고의 정성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오랜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서민의 삶이 나락으로 떨어졌고, 많은 시민들이 경제적 불안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지역경제가 조금이라도 활성화될 수 있도록, 조금이라도 더 나은 복지서비스와 안전망을 제공할 수 있도록 정책의 방향을 조정해야 합니다. 안성시의회의 의무 중에는 공무원들이 더 열심히 사업을 발굴하고 그것을 실천하도록 강제하는 일도 있을 것입니다.

 함민복이란 시인은 ‘긍정적인 밥’이란 시에서 이렇게 읊었습니다.

시집 한 권에 삼천 원이면

든 공에 비해 헐하다 싶다가도/

국밥이 한 그릇인데/

내 시집이 국밥 한 그릇만큼

사람들 가슴을 따뜻하게 덥혀줄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아직 멀기만 하네

 

 시집의 가격이 너무 싸서 억울한 듯싶다가, 내 시가 국밥 한 그릇만큼의 가치라도 있을까란 생각으로 이어져, 스스로를 돌아본다는 얘기입니다.

 지난 토요일 금광면 체육대회에 갔을 때 많은 시민분들께서 시의회에 대한 극도의 분노를 표출하셨습니다. 시민의 삶을 도외시하고서는 어떤 공직자도 대접받을 수 없을 것입니다.

 이 아름다운 한 편의 시처럼 우리 모두가 시민께 국밥 한 그릇만큼의 역할을 하고 있는지 돌아봐주십시오. 혹여나 시민을 잊고 독단적인 판단을 내렸던 것은 아닌지? 정치적 이해관계를 시민의 뜻보다 우선했던 것은 아닌지 고요히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길 희망합니다. 저부터 그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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