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시와 안성시의회는 지난 2022년 6월 이후, 계속 도시공사 설립을 두고 힘겨루기 중이다. 아직도 결론이 나지 않았는데, 최근 상반기 중에 가부를 결정하자는 얘기가 오간 것으로 들었다. 뭐 하나 결정 짓는데 시와 의회가 이렇게 오랜 시간 힘겨루기를 하면 엄청난 행정력이 낭비되는 셈이다. 아닌 게 아니라, 도시공사 설립을 위한 용역은 이전에도 했지만 신뢰성에 의문을 갖는 국민의힘 시의원들의 뜻에 따라 지난해 한 차례 더 진행됐다. 수천만 원의 용역비가 이중으로 들었다.
지난 4일, 안성시의회에서는 도시공사 설립 타당성용역 최종보고회가 열렸다. 타당성 용역 결과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안성시민의 여론이다. 도시공사 기능을 매우 잘 알 거나, 들어본 적이 있다는 시민이 71%였고, 전체 시민 중 도시공사 설립을 지지하는 시민은 무려 78.7%에 달했다.
설립을 찬성하는 이유를 물었더니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도시개발 사업 진행 23%, △지역경제 활성화 및 고용창출 18%, △안성시 장점을 활용한 도시경쟁력 확보 13.7% 순으로 답했다.
무슨 사정이 어떻게 됐든, 시민 여론은 설립을 찬성하는 쪽이 압도적인 셈이다. 도시공사 설립을 막고 있는 국민의힘은 여기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수년이 지나도록 용역보고서의 신뢰성을 받아들일 수 없다거나, 여전히 검토가 필요하다는 핑계만으로는 명분이 없다. 시의원은 시민의 의견을 대리하라고 만들어진 자리일 뿐이다. 시의원이 시민의 뜻보다 정치적 이유를 앞세운다면 이는 유권자에 대한 배신이다.
도시공사를 설립하려는 이유는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개발압력에 대응해 공공이 우위에서 서서 주도권을 갖자는 것이다. 인허가권자인 안성시가 개발의 주축이 되어, 시장논리보다는 공공성을 우선시하는 체계적인 개발을 하고, 그 개발이익을 시민께 환원하자는 것이다. 안성시에는 그럴 자금력(공영개발특별회계)이 있고, 그럴 수 있는 권력이 있다. 민간사업자는 수익을 최우선한다. 그런 민간개발은 난개발의 이유가 되며, 개발이익은 대부분 민간사업자에게 돌아간다. 일부 건설대기업, 신탁회사, 부동산 회사에 돌아가는 것을, 시민에게로 돌리자는 얘기다.
물론 도시공사가 설립되면 인건비, 운영비가 들어가야 하고, 투자사업이 무조건 이익을 내리라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지금 안성시의 의도는 그런 리스크를 최대한 축소해가며 시작하자는 것이다. 도시공사 설립은 맨땅에 설립이 아니라 전환이다.
현재의 안성시설관리공단을 도시공사로 전환하는 것이다. 시설관리공단이 최근 인력충원을 하면서, 여기에 추가인력 2명만 있으면 안성시 파견인력을 포함해 초기 도시공사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조직을 갖출 수 있다고 용역보고서는 말하고 있다.
올해 도시공사로 전환할 경우 필요한 출자금은 3년간의 인건비와 운영비, 초기 신규 사업 자본금을 포함해 36억이 필요하다고 한다. 안성시 재정규모는 1조 5천억에 달한다. 그에 비하면 36억은 0.24%밖에 되지 않는다. 매우 약소하다. 이것도 못하나?
관점은 다를 수 있다. 안성에 개발압력이 높은 상태냐, 아니냐에 대한 생각도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안성은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24년에 6천 명이나 증가했다. 대부분의 지자체, 수도권의 일부 지자체도 인구가 줄어드는 마당에 고무적인 일이다. 또한 현대자동차라는 굴지의 대기업이 제5산단 입주를 앞두고 있다. 포천-세종간 고속도로가 뚫려 새로운 지형이 만들어지는 중이며, 48만평에 달하는 동신산단이 본격적인 개발을 앞두고 있다. 여기에는 건실한 중견기업, 앵커기업들이 들어올 것이다. 안성시는 올해 1조원의 투자유치 기본계획을 수립, 시행한다.
아울러 올해 산업적 측면의 개발수요에 대비한 선제적 대응과 택지개발 수요에 대비한 계획적 개발을 위해 안성시는 ‘공공주도형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안성시가 약 15만 평 규모의 ‘공공주도형 도시개발지구’를 지정해서, 그 지구 내에서는 개발의 주도권을 행사하겠다는 의미다. 개발의 방식은 지분투자일지, 특수법인 설립일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어쨌든 그 지구 내에서는 산업단지든, 택지개발이든 할 때 민간투자를 어느 정도 제한하겠다는 의미다.
방식은 다양하다. 다만 무엇이 더 효율적인가의 문제다. 오직 효과 측면에서만 논의하자. 시민에게 효율감으로 어필할 수 있어야 정치도 오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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