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기미년 4.1독립항쟁이 일어난지 104년이 되는 뜻깊은 날이다’

3.1절날 일장기를 게양한 목사, 친일파를 자처하는 도지사
일본이 식민지 지배를 통해 우리나라 근대화에 기여했다는 망발에 분노 표출

4.1독립항쟁선언서

 오늘밤 기약함이 없이 이렇게 많은 군중이 집합하였음은 천운이다.    

제군은 양성경찰관 주재소로 달려가서 일본인 순사와 함께 조선 독립만세를 부르지 않으면 안 된다. 순사가 이에 응하면 좋으나 만약 응하지 않을 때는 우리로서도 할 바가 있다.

 조선은 독립국이 될 것이므로 일본의 정책을 시행하는 관청은 불필요하다. 때문에 우리 들은 모두 같이 양성면내의 순사주재소, 면사무소, 우편소 등을 파괴하자.

또한 일본인을 양성면내에 거주하게 할 필요가 없으므로 그들을 양성에서 구축하자. 제군은 돌 또는 몽둥이를 지참하여 성히 투쟁하라.

 

1919년 4월 1일

 

            4.1독립항쟁 대표 이유석, 홍창섭, 이덕순, 이근수

                            최은식, 남현서, 이희룡, 이양섭

 오늘은 기미년 4.1독립항쟁이 일어난 지 꼭 104년이 되는 뜻 깊은 날을 맞아 4.1독립항쟁 선언서를 밝히게 되어 영광스럽기 이를 때 없으며 이미 고인이 되신 애국선열들께는 미력하나마 당시 그분들의 피맺힌 절규를 새삼스레 들려드리게 되어 감격스러운 마음 금할 길 없습니다.

 이 4.1독립항쟁 선언서는 일제가 우리민족대표 33인을 재판하면서 원용한 저들이 말하는 소위 전국3대 소요지인 황해도 수안군 수안면과 평안북도 의주군 옥상면, 그리고 남한에서는 유일한 우리 원곡과 양성, 양성과 원곡의 의거에서 주모자들이 시위 대원에게 격려 연설한 내용을 후세에 편집하여 작성한 격문입니다.

 기미년 4월1일 발발한 4.1독립항쟁은 지금부터 꼭 104년 전 오늘, 저녁 8시를 전후하여 비가 간간히 흩뿌리는 칠흑 같은 어둔 밤, 낮에는 땔나무 해오기 위해서 산속을 헤매다가 밤에는 지친 몸 아랑곳 하지 않고 새끼를 꼬아야했던 이 땅의 무지랭이 민초들, 2,000여 명이 꼬던 새끼 비벼서 윗목에 잠시 밀어놓고 짚으로 횃불을 만들어 길을 밝히는 가운데 한손에 태극기 검어지고 양성주재소로 달려가 ‘일제는 물러가라, 조선은 조선인에게 돌려 달라’는 피맺힌 독립만세를 목이 터져라 불렀고 이를 행동으로 보여주기 위하여 일본인 주재소를 불태워 아예 없애버리고, 우편소, 면사무소, 일본인상점과 주택의 내부 집기를 모조리 부수어 불태운 엄청난 민족적 저항이었고 독립항쟁이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무참하게 파괴된 6.25전쟁의 참화를 이겨내고 조국건설에 매진하여 GDP 세계 10위권에 도달한 산업선진국이 되었고 한류열풍이 세계를 열광케 하는 문화선진국이 되었습니다.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이의 밑바닥에는 자기의 모든 것을 희생하고 귀중한 피와 땀과 눈물을 아낌없이 조국독립에 바치신 애국선열들의 크나큰 공로가 자리 잡고 있음을 우리는 분명히 상기해야 할 것입니다.

 기라성 같은 애국선열들께서 국내에서는 물론 낯설고 물 설은 이국땅에서 까지 기어이 독립의 주춧돌을 놓았기 때문입니다. 또한 4월1일의 의거에서도 시위대원 2,000여 명은 분명한 메시지를 일제에게 표출하였고 성과도 크게 달성하였음을 읽을 수가 있습니다.

 선언서에 일본인 순사와 함께 만세를 부르겠다는 대목이 나오는데 이를 달성하여 주재소 순사보로 하여금 만세를 함께 부르게 하였으며 양성에 일본인 관청과 일본인은 필요 없으므로 관청은 파괴하고 일본인은 구축하라 하였는데 이를 간단없이 실행하여 주재소는 아예 불태워 없애버렸고, 일본인을 모조리 뒷산으로 쫓아 일본인 없는 양성거리를 만드는 엄청난 해방과업을 이루어 냈던 것입니다.

 요즈음 우리를 경악케 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음에 분노를 금할 수 없습니다. 하필이면 삼일절 날 일장기를 게양하는 목사가 있는가 하면 이제 와서 새삼스럽게 친일파를 자처하는 도지사, 게다가 한술 더 떠서 아직도 식민지근대화론으로 우리를 분노케 하는 일부사람들의 어불성설을 대하면서 분노를 넘어 서글퍼지는 심정, 금할 수가 없습니다. 세월이 지났다고 해서 가치가 전도될 수는 없습니다.

 일제시대에 친일은 매국행위였고 조국을 배반하는 엄청난 반민족행위였는데 이제 와서 정당화될 수는 절대 없다는 말입니다. 광복사에 봉안된 320여 애국선열이 망국자가 되고 매국노 이완용이 애국자가 될 수는 절대 없다 그런 말입니다. 또한 분명한 사실은 일본이 식민지지배를 통하여 우리나라 근대화에 기여했다는 망발은 그야말로 망발중의 망발이란 점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전쟁참화 70여년 만에 세계 굴지의 선진국으로 우뚝 선 우리 대한민국의 국력, 배달민족의 이 저력은 지금 일제를 능가하고 있고 일제가 1910년대에 조선을 침략하지 않고 내버려 두었더라면 처음에는 혼란을 겪었겠지만 일찍이 대륙문물을 받아들여 지금 보다 훨씬 빠르게 민주화, 산업화를 넉넉히 이루어 냈으리라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자 합니다. 이제 세월은 그로부터 104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그분들의 피 끓는 만세소리는 우리들 귀에 쟁쟁한 듯합니다.

 104주년을 맞는 이 시점, 아직도 우리에게는 많은 과제가 남아있습니다. 일본은 우리를 끈임 없이 분노케 하고 있고 안으로는 아직도 청산되지 않은 친일잔재가 우리로 하여금 편가르기와 국론분열의 큰 폐해를 낳게 하고 있습니다. 104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4,1항쟁, 아니 이 땅의 독립운동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단언합니다. 역사를 무시하는 민족은 그 무시당한 역사와 같은 운명에 빠져든다는 말처럼 역사는 분명히 과거를 재조명하여 밝은 미래를 모색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이를 위하여 우리의 위대한 독립역사를 직시해야 할 것이며 이제 다시금 선열들의 위대한 혼과 얼을 되살려 이 시대 우리에게 부여된 책무를 한 치의 차질 없이 이루어 나가야 하겠습니다. 여기에 오늘 4.1독립항쟁104주년 기념의 의미와 본 선언서 낭독의 의미를 기억하고 선열들의 숭고한 애국정신을 모두의 가슴에 새겨두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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