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야기

유재남 시인

여름이야기

 

유재남 시인

 

먼지 풀풀날리는 길을 보면

목이 마르다

댓잎하나 스치지 못하는

마른 하늘에

또르르 말리는 혀끝에서 파문이 인다

 

하늘도 퍼렇게 멍이 드는가

비쩍 마른 해탈이련가

고꾸라지듯 쩍벌린 입들이

꽃잎 떨어지듯 빗물을 그리워 하리

 

이따금

등허리를 달구던 몇 개의 섬을 돌고 돌아

비로소 소중한 살점들을 쏟아내느니

숲은 열꽃에 기댄채

우주의 성긴 소리를 듣는다


지역

더보기


포토뉴스&카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