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깊은 철학자여야 위대한 시인이 될 수 있다’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그 자신의 마음깊이와 신성한 감동에서 진정 훌륭한 시인상을 찾아 볼 수 있다.
‘내가 나를 비춰주는/거울로 서 보자/군데 군데 얼룩이 묻어 나온다
행여 남에게 뒤질세라/먼저 잰 걸음으로 달려가 보지만/껍질은 껍질인 게야
작은 숨소리와 같이 표나지 않는/이 가나긴 시간 여행하는 데/좋은 친구이리라
언제쯤 투명한 빛처럼/내마음 속 거울도/맑고 깨끗해지려나
어두운 곳을 밝히는 빛처럼/비춰지는 것들의/아름다운 표정들
이 시는 문 시인의 ‘내안의 거울’이란 제목의 시로서 남에게 뒤질세러 먼저 잰 걸음질을 치는 현대인의 삶속에서 자신을 관조하고 ‘어두운 곳을 밝히는 빛’이 되고 싶은 시인의 마음이 깃들어 있다.
문 시인의 시를 읽으면서 느껴지는 것은 시인인 동시에 생각깊은 철학자가 아니면 시인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다시한번 알게한다.
이와 함께 ‘여명의 빛’이란 시에서 ‘먼 후일 이 새벽들이 진정/위대한 투자가 되어 평온과 안식/그리고 인생의 가치까지…’
이 구절에서 보듯 문 시인의 글은 간결하면서도 그 내부에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이 삶의 소리가 서정적으로 담겨 있어 읽기가 쉽고 읽은 다음 무엇인가 느끼고 감동하게 해준다.
사람은 희망을 가지려고 한다. ‘오늘보다 내일을…’에서 부터 많은 소망을 바라고 있지만 소망은 그저 가져다 주는 것이 아닌 인내하면서 자기 자신을 누리며 행복하기 위한 자신의 노력과 기도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 주고 있다.
다시 말해 문 시인의 글 속에서 “자신이 행복하게 되는가 혹은 불행하게 되는 것은 누가 결정하는 것이 아닌 자신이 결정하고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사실도 인식케 해 주고 있다.
문해규 시인은 성실과 정직을 생활신조로 하는 남편 이종기씨와 안성복 떡집을 운영 항상 좋은 떡으로 시민들의 입에 기쁨을 주면서 사회봉사를 많이 해왔다.
그러던 어느날 이 행복하고 단란한 가정에 먹구름이 덮쳤다.
문 시인이 ‘책머리’에서 밝혔듯이 “삶 가운데 없어졌으면 좋았을 십년의 고통과 좌절, 절망을 견디며 그저 신앙이라는 힘으로 용서되지 못한 자신을 이끌고 살아왔음”을 밝혔다.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 받은 배신이라는 언어는 내 모든 아름다운 시적 감각까지 앗아 버렸다”고 서술했다.
문 시인의 ‘설화’라는 시에서 “몇날 며칠을 몸부림 치며/고이 고이 쓰다듬어 내리 빗는 눈물/절절이 쌓여진 하늘나라 선물/에서 당시의 어렵고 고통스러운 10여년의 잊어버린 세월을” “대부분의 사람들이 경제적 격동기를 꺾어낸 시점이긴 하지만 타인의 몫까지 내 것으로 소화하기 힘들…”시간으로 조명했다.
그러나 문 시인은 ‘예수님이 눈물을 강요하지 않길 빌면서/거울 속에 굳건히 서 있는/나를 지킬 십자가를 봅니다’ 중략 ‘밤이 새도록 제 옆에서 함께 저를 감싸 안아주시던 주님…’을 찾고 신앙의 힘으로 기도하며 살아왔다.
그때 큰 의지처며 힘이 되었던 목회자는 안성제일장로교회 고정열 담임목사로 참 성직자인 고 목사로부터 구원의 기도를 들었고 그렇게 해서 부르지 못한 노래를, 즉 시인의 길을 걷게 됐다고 문 시인은 말했다.
문 시인은 1992년 문예 사조로 등단한 뒤 동인지 등에 많은 작품을 실었고 이번에 192페이지 분량의 시집을 발간했다.
‘여명의 빛’의 시집에는 여명의 빛을 시작으로 177편의 격조높은 시들이 실려있다.
문 시인은 “앞으로 남아 있는 시간은 열심히 신앙인으로, 봉사인으로 멋있는 할머니로 내 인생 여정들이 기억되길 기도하며 더 좋은 시인의 길을 걷겠다”고 말했다.
문 시인의 ‘여명의 빛’ 시집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기도’ ‘기도서’라는 제목의 시 들이다.
시인은 고뇌속에서 시를 쓴다는 말이 있지만 문 시인은 너무나 처절한 삶의 고뇌를 기도로 극복하고 용서 속에서 완숙한 시인의 새길을 활짝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