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醫聖) 허준(許浚)선생의 성실성

전 가평군수 洪性圭

의성(醫聖) 허준(許浚)선생의 성실성

 

전 가평군수 洪性圭 

 

 허준(許浚,1539~1615))선생은 조선 중기의 의관·의학자이다. 생전의 관직은 숭록대부(崇祿大夫) 양평군(陽平君)에 이르렀으며, 사후엔 정1품 보국숭록대부(輔國崇祿大夫) 양평부원군(陽平府院君)으로 추증되었다. 경상우도 수군절도사 허곤(許琨)의 손자이며, 평안도 용천부사(龍川府使) 허론(許碖)의 둘째아들이다.

 허준은 천민(賤民)출신으로 선조(宣祖)의 어의(御醫)까지 올라온 분인데, 허준 선생이 천민이 된 사연은 다음과 같다. 허준 선생의 어머니는 판서대감집의 규수였으나 모반사건으로 대감이 역적으로 몰리어 그 가족들이 노비인 천민으로 전락되는 바람에 대감댁 규수인 어머니(영광김씨 김욱짐의 딸)는 평안도 용천부사집 노비로 들어가서 소실로 살면서 허준 선생을 서자로 출산하였으나 그 당시 풍습은 어미가 노비이면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도 못하고 대감이라고 부르는 사회이었으므로 자식은 자동으로 천민인 노비가 되었다.

 허준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용천부사인 그의 아버지의 눈에는 자식이 자질이 뛰어나는데도 천민으로 사는 게 안타까워 어느 날 허준을 불러 내가 너를 면천(免賤)시켜 줄 테니 이 곳을 떠나서 너의 어미와 멀리 가서 살던지 아니면 천민으로 평생을 이곳에서 살던지 택하라고 하였는데 허준은 면천시켜 준다면 나가 살겠다고 하여 평안도 땅을 떠나게 되었다. 이때 경상도 산청에 사는 친구인 어의(御醫)를 지낸 유의태(柳義泰)에게 아버지는 아들인 허준에게 소개편지를 써주어 유의태선생의 문하에 들어가 일하게 되었다.

 유의태는 산청에서 유명한 한의원(韓醫院)을 하고 있었는데 허준에게 맨 먼저 시킨 일이 상당히 먼 거리에 있는 산에 가서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약수를 한 지개씩 떠오는 일이었다. 약은 좋은 물로 다려야만 효험이 있기 때문이다.

 한의원에서 근무하는 허준의 여러 선배 장정들은 모두 처음에는 몇 번 약수물을 떠오다가 귀찮으니까 아무물이나 떠다가 약수물을 떠왔다고 거짓말을 한 게 비일비재였으므로 수년을 유의태 선생 밑에서 일을 하였어도 신뢰를 얻지 못하여 의술을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늘 잡일만 하며 허송세월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허준은 일 년간 제대로 약수물을 떠왔으며, 아무물이나 떠다가 약수물 떠왔다고 거짓말을 한 일이 한 번도 없었다.

 이렇게 성실하게 행동을 함으로써 허준은 유의태선생의 신뢰를 확보할 수가 있었다. 유의태가 자기 아들에게 의술을 가르칠 때 허준은 방 밖에서 귀동냥으로 열심히 공부하여 상당한 의술을 배우게 되었다. 이러한 사실을 안 유의태는 허준에게 의술을 틈틈이 가르쳐 주었다. 한번은 과거시험을 보러 서울에 가는 중 진천에서 하루 밤을 자게 되었는데 마침 그 동내에서 별안간 응급환자가 생겨 허준이 이를 치료해 주어 생명을 구해 주었는데, 그 다음 날 그 소문이 금새 퍼지어 환자가 줄을 이어 오는 바람에 그 환자들을 치료해 주느라 과거시험도 못 본 일도 있었다. 이 후 유의태선생 문하에서 다년간 의술을 익히고 동료들의 시기와 질투, 갖은 모함을 극복하고 노력한 결과 선조(宣祖)의 어의(御醫)가 되었다.

 허준 선생은 뛰어난 의술과 끊임없는 연구로 우리나라 한의학의 뿌리를 내린 조선 최고의 명의로서 허준의 동의보감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우리의 마음속에 최고의 위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

 허준은 1571년부터 임진왜란이 발발한 1592년까지 내의원 관직을 지냈다. 임진왜란 당시 선조를 호종하여 호성공신(扈聖功臣)에 책록되었다. 1590(선조23) 왕자의 천연두를 치료한 공으로 서자로서는 당상관 정3품이라는 파격적인 품계를 받기도 하였으며 선조의 절대적인 신임을 얻으며 훗날 종1품 숭록대부(崇祿大夫)에 까지 올랐다. 비록 1608(선조41) 선조가 승하하자 책임을 지고 벼슬에서 쫓겨나 귀양을 가는 등 불운이 있었으나 외딴 오지에서도 붓을 놓지 않으며 조선 최고의 의학서인 동의보감을 집필하는 업적을 남겼다.

 특히 병()의 치료는 보이는 현상만이 아닌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해야 한다는 의원으로서의 기본자세를 바탕으로 수많은 환자를 치료하였으며 오늘날 까지도 한의학의 아버지로 불리며 많은 이의 귀감이 되고 있다.

 허준은 1610(광해군2) 86일 동양의술의 백과전서인 동의보감(東醫寶鑑) 25권을 완성시켰다. 동의보감은 조선은 물론 중국과 일본에 까지 널리 알려졌으며 첨단의학이 발달한 오늘날 까지도 두루 적용하고 있다. 동의보감에는 병의 이론, 처방, 출전 등이 일목요원하게 정리되어 있으며 중국과 우리나라의 여러 의학서적을 하나로 집대성하여 동아시아 최고의 의학책으로 손꼽힌다. 이처럼 한의학의 백과사전으로 불리는 동의보감은 세계최초의 일반인을 위한 서적이며 2009731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나아가 2015년 국가지정문화재 국보로 승격되었다.

 서울특별시 강서구에서는 구암공원(龜巖公園)에서 매년 10월 허준 축제(許浚祝祭)를 거행하고 있다. 허준 축제는 최고 명의(名醫)로 인간을 중시하고 생명을 존중하였던 허준 선생의 따뜻한 애민정신(愛民精神)과 그 속에서 피어난 동양최고의 의학인 동의보감을 기념하는 숭고한 뜻에서 축제를 준비하고 허준 선생이 저술한 동의보감을 중심으로 현대인의 큰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건강을 주제로 한방체험 중심의 다양한 콘텐츠(Contents)로 꾸며졌다.

 구암공원은 서울 강서구 가양동1471번지에 있는 공원이다. 탑산아래의 천연적인 바위동굴인 허가바위 일대에 조성된 공원으로 허가바위에서 양천 허(陽川許氏)의 시조인 허선문(許宣文, 837-?) ()이 태어났다는 전설이 있다.

 구암공원은 허준 선생이 생을 마친 곳이기도 하다. 허준이 관직에서 물러나 동의보감을 70%이상 저술한 곳이 허가바위 동굴이자 지금의 구암공원이다. 허준의 아호인 구암(龜巖)을 따서 구암공원이라 이름 지었다. 공원 내에는 허준선생이 앉아 병자를 진료하는 모습의 동상이 있으며, 허준선생의 동의보감과 많은 유품과 의학관련 자료들이 소장된 허준박물관(許浚博物館)이 있다. 이박물관은 많은 사람들에게 한의학을 연구하고 발전하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우리사회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사람은 성실성과 신뢰가 확보되어야 원만한 사회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그 신뢰의 바탕은 성실성의 전제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호수에서 둥둥 떠다니는 물오리를 보라, 제방뚝에서 사람들은 물오리를 보며 물오리들이 평화롭게 잘도 놀고 있구나 하고 쉽게 말하고 있으나, 그 물오리가 그냥 떠다니고 있지는 않는 것이다. 물밑에서 헤엄치는 물오리의 다리는 사람 눈에는 절대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 말은 눈에 보이지 않는 숨은 노력이 있어야 그에 대응하는 상당한 결실을 얻는다는 말이다.

 서양속담에도 이런 말이 있다. “No gain without pains.” 고통이 없이는 얻는 것이 없다. 즉 노력이 없이는 대가를 얻지 못한다는 말이다. 다 그렇지는 않지만 우리 사회는 매우 정직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속담에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는 말과 같이 자기가 노력한 만큼 대접받기 때문에 오늘의 자기 위치가 설정된 것이 아닐까? 노력은 하지도 않고 잔머리 즉 꼼수를 써서 자기의 과오를 숨기고 남의 조그만 실수를 마치 큰 잘못을 저지른 것처럼 침소봉대하여 선동하고 책임을 뒤집어 씌워 사태를 오도하여 상대방을 짓밟고 순간의 위기를 모면하는 낯 두껍게 세상을 살아가는 후안무치 패륜아 부류의 종자가 있는데 이는 당장은 문제를 해결하는 편리한 방법이 될지는 모르지만, 하늘은 이러한 못 된 자를 절대로 그냥 내버려 두지 않고 천벌을 내리어 그 과오를 용서하지 않고 응징을 할 것이다.

 불가(佛家)에서는 선()을 행하라 그리하면 복이 당대에 나려질 것이고, 당대에서 복을 받지 못하면 그 복은 후대에 까지도 내려질 것이다. ()을 행하지 말라. 악을 행하면 재앙이 당대에 내려질 것이다. 만일 재앙이 당대에 내려지지 아니하면 그 재앙은 빈드시 후대에 까지 내려질 것이다. 이러한 말들은 성실한 노력과 좋고 착한 일을 해야만 좋은 결과가 나온다는 것이다.

 신뢰가 구축되지 않으면 이 사회가 어떻게 될까 아마도 불신사회가 되어 엉망진창이 되고 말 것이다. 신뢰가 깨어지면 부부간에도 같이 살지 못하고 이혼해야 될 것이다. 아무런 노고(勞苦)도 없이 얻은 행복이란 곧 달아나 버릴 것이며, 참다운 행복이란 고락을 같이 맛보아 심신을 연마하여 획득한 행복이 아니면 안 된. 이러한 행복은 다시 잃어버리는 일이 없을 것이다.

 밝고 명랑한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잔머리를 쓰는 꼼수 보다는 위에서 말한 허준 선생이 실천한 것과 같은 성실한 노력으로 신뢰를 확보하는 분위기 조성이 절대로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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